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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05|내 삶의 가장 큰 변화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하니 티스토리 글쓰기가 달라져있다. 기분 좋은 변화이기는 하지만 불편한 점들이 몇개 보인다. 하루 빨리 개선되기를.

오늘을 시작으로 열심히 포스팅을 시작하려고 마음을 먹었다. 봐주시는 분이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열심히! 쓰겠습니다.

 

 

 

# 여전히 잘 먹고 잘 살았던 요즘

2월 14일. 발렌타인데이같은 기념일 잘 챙기지 않는 나인데 이런 기념일엔 SNS가 기념일에 관한 이야기로 뜨겁다.

그래서 발렌타인데이에 정성스럽게 초콜렛을 만들어보지 않았던 나는 정성스럽게 만든 핸드메이트 초콜렛을 받아보지 못한 오빠에게

딸기초코생크림케이크를 만들어 주기로 마음을 먹었다 - 라는 핑계를 만들었다는 사실. 뭐 사실 내가 그냥 만들어 먹고 싶었다.

조금 미숙한 부분이 있었지만 오빠는 사온거 아니냐며 칭찬해주었고, 정말 맛있게 먹었었다.

 

조만간 그냥 생크림케이쿠를 만들어 봐야겠다.

 

브뤼셀에 가면 항상 먹는 내사랑 피타

 

 

# 일상이 맥주였던 나날들

내가 사는 루벤이라는 곳은 2주에 한번씩 플라스틱과 캔을 버릴 수 있다. PMD라는 비닐봉지를 사서 거기에 담았다가 정해진 날짜에 집 앞에 두면 알아서 수거해 가는데, 우린 라지 사이즈임에도 불구하고 늘 2주가 채 되기도 전에 봉지가 꽉 차고는 했다. 대부분이 캔맥주라는 사실.

벨기에에 오고나서는 정말 일상이 맥주다. 이제 줄이자 라고 말한지 얼마 안되어 맥주를 사고 있는 우리가 어이가 없을 뿐이었다.

 

여기서 기네스 생맥주는 유난히 비싸다.

 

여기도 좋아하는 브뤼셀의 해산물집. 밖에 서서 먹어야 하는게 조금 아쉽지만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수 있어 좋다.

 

브이로그용 새 카메라를 구입했다. 막상 써보니 예상은 했지만 결과물은 조금 아쉽다.

그래도 편리함을 우선순위로 두고 산 만큼 정말 편리하다. 이번달에 있을 여행에서 빛을 볼 수 있기를.

 

어느 주말에는 오빠와 오스땅뜨에 다녀왔다. 벨기에의 북쪽 바다. 목적은 싱싱한 생선을 사는 것 이었다.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정말 작은 수산물 센터가 있어 느즈막히 다녀왔는데, 새벽에 잡아온 도다리를 살 수 있었다.

1kg짜리였는데 10유로? 정도 하는 가격에 살 수 있었다. 집에서 아이스백을 챙겨가서 얼음과 함께 담아 서둘러 집으로 돌아왔다.

 

그렇게 오빠는 난생 처음 회를 떴다. 유튜브를 열심히 보면서 : )

회 없이 못사는 와이프 만나 별걸 다해보는 오빠.

 

덕분에 약 1년만에 맛있는 회를 먹을 수 있었다. 덤으로 매운탕까지.

 

 

#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흘러 2월 말이 되었고 어느 날 저녁 - 오빠와 오징어를 구워 맥주와 함께 먹고 있었다.

몇일 전부터 밀가루만 먹으면 소화가 안되는 느낌이 강했는데 그날도 조금 속이 안좋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맥주가 너무 먹고 싶어 오징어를 구워 먹었는데 2캔 정도 먹었을때 갑자기 속이 울렁 울렁 거리면서 눈앞에 까매지는 기분이 들었다.

토할 것 같은 기분에 화장실로 달려갔고 그대로 다 밷어냈다. 맥주 두캔 먹고 토라니..너무 충격적이었다. 내가? 맥주 두캔먹고?

그러다 갑자기 불현듯 지난 날들이 머릿속을 스쳐지나갔고 설마- 설마- 하는 마음에 테스트기를 찾았다.

 

그렇다. 맥주 먹고 토한 이유가 바로 이 것 때문이었다. 조심스럽게 계획은 하고 있었는데 방심하는 틈에 우리에게 선물이 찾아온 것이었다.

막상 테스트기의 진한 두줄을 보고나니 믿기지가 않아 한참을 쇼파에 멍-하니 앉아있었다.

이미 몸에서 많은 증상을 보여주고 있었는데 그것도 모르고 맥주를 먹고 있었다니..후

(하루종일 속이 안좋은 건 단순히 밀가루 때문인줄 알았고 새벽에 5-6번 화장실에 가는 것은 내가 물을 많이 먹어서 그런줄 알았다.)

 

겨울 내내 날씨가 흐리더니 2월 말부터는 벨기에의 날씨가 정말 좋았다.

당장 산부인과를 찾고 싶었지만 여기는 한국이 아니었고 검색을 해보니 대부분 10주차에 가야하는 것 같았다.

대충 주차를 검색해보니 6-7주차였기 때문에 마음을 졸일 수 밖에 없었다.

 

유난히 귤이 땡기는 나날들이었다. 입덧이 심한 편은 아니었지만, 속이 너무나도 느글거렸기에 - 상큼하고 신것이 많이 땡겼다.

 

그래도 토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 다행이었다.

입덧에는 토덧 먹덧이라는 종류가 있다고 하는데 나는 그 중간 어딘가 - 아니 먹덧이 맞다고 해야하려나.

먹긴 잘 먹지만 먹고나면 속이 너무 안좋아서 고생하는..

 

아직 초기라 무지 조심스러웠지만 가족과 친한 친구들에게는 소식을 알렸다. 그리고 자주 연락하던 유정이에게도.

유정이네 놀러 간 어느 날 - 유정이와 헤드가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 주었고 코 끝이 찡해지는 따듯한 손편지와 선물을 주었다.

몇 주 동안의 무기력함에 지친 나에게 위안이 되어준, 눈이 부시도록 화창했던 어느 휴일에 내 마음 속에 남은 것들. 그 따듯함을 잊지 못하겠지.

 

나에게도 디카페인 커피를 먹는 순간이 왔네요

 

그리고 10주차에 맞춰 병원을 예약하려고 했는데 7-8주차쯤이면 와서 정확한 주차를 알아야한다고 해서 급하게 병원을 예약해 다녀왔다.

떨리는 마음으로 찾은 병원에서 초음파를 했고 1-2초동안 들려준 심장소리가 얼마나 신기하고 놀랍던지 - 울컥하는 눈물을 꾹 참았더랬다.

한국이라면 1-2주 사이에 다시 병원을 방문하겠지만 여기 병원은 정확히 한달 후인 12주차쯤 오라고 예약을 잡아주었다.

아직도 얼떨떨한 오빠와 나는 예약한 날짜만 손 꼽아 기다리고 있다.

 

태명은 '로라'로 우리는 이미 태명을 아이를 갖기 전에 지어 놓았다..헤헤

기적 같았던 작년 아이슬란드 여행의 오로라를 잊지 못해, 우리는 아이가 생기면 태명을 '로라'로 하자! 라고 얘기한 적이 있었다.

오빠와 서점에 가서 마음에 쏙 드는 다이어리를 샀고 그 안에 우리들의 이야기를 하나씩 써 내려가고 있다.

참 소중한 시간들이자, 내 삶의 가장 큰 변화가 시작 된 것이다.

 

그 사이 루벤에도 봄이 찾아왔다.

 

선데이마켓에서 색이 고운 분홍튤립을 사왔다.

 

그리고 봄과 함께 나에게 감기가 찾아왔다. 이틀정도 콧물에 고생하고 하루는 두통에 고생하다가 결국 타이레놀이알을 먹었다.

오빠는 내가 감기 걸린 것 같다고 하자마자 부리나케 퇴근해 마트에 가서 생강과 레몬을 사와 레몬생강청을 만들어 주었다.

 

그리고 오빠가 처음으로 만든 죽. 나는 이상하게 감기 걸리거나 아프면 죽부터 생각이 난다..ㅋㅋㅋㅋ한국인은 밥심이니까..(?)

입맛이 없어야 하는데 죽은 뭐 이렇게 맛있는건지. 아프지만 잘먹어서 그런가 3-4일 만에 감기가 달아났다.

 

오이지 오이지 노래부르다가 담그는 방법이 쉽길래 해보았다. 오이지무침아 기다료라.

 

햇볕이 따스하던 어느 날엔 커텐을 활짝 걷히고 창문도 활짝 열고 이불빨래를 했다.

속이불도 햇볕을 쬐어주면 얼마나 - 내 마음까지 뽀쏭뽀송해 지던지.

 

유독 무지개가 자주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렇게 나는 10주차에 접어들었다. 6-9주차때에는 무기력하고 졸리고 속도 안좋고 내내 누워있기만 했다고 하면 지금은 그 부분은 나아졌지만 허리가 꽤 많이 아프다. 임신 초기에 이렇게 힘든 일들을 겪는지 정말 몰랐는데 막상 임신을 하고나니 호르몬 변화로 인해 겪는 것들이 정말 많다..그래도 지금은 어느 정도 컨디션이 나아져서 슬슬 블로그 포스팅도 열심히 하고 브이로그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그토록 좋아하는 여행과 등산을 잠시, 어쩌면 오랫동안 내려놔야 한다는 것을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나의 목표는 엄마가 되는 것이었다.

엄마가 되어 엄마가 되어야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을 알고 싶었다. 비록 후회가 되도록 힘이 들지언정 - 오빠도 나도 처음 겪는 일들이니.

앞으로도 계속 처음일테니 - 인생에서 가장 큰, 내 삶의 가장 큰 변화가 있다고 하면 그건 결혼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들이 아닐까.. 모든게 처음인데 그 처음이 계속되는 삶. 

 

그래도 나는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어.

 

/

 

 

하나의 높고 험한 산이 우리 앞에 놓여졌고 우리는 그 산을 온 힘을 다해 오르기로 마음을 먹었다.

너무나도 높고 험해서 오랜 시간이 걸리고 많이 힘들겠지만 그 여정에서 만날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자 노력할 것이다.

지쳐 쓰러지고 싶을때에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과, 가까이서 들려오는 새소리, 바람에 이는 나뭇가지,

밤이되어 찾아오는 고요함과 하늘에 수 높인 별들 사이의 환한 달이 우리의 순간을 더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것처럼 우린 더 아름답게 빛날거야.

때로는 비바람이 휘몰아치더라도 나는 우리가 잘 해낼 수 있을거라고 믿어. 믿음이 주는 기적을 믿어.

 

2019. 3. 29 / 초아가 이운과 로라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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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비밀댓글입니다 2019.04.10 09:29
  • 프로필사진 편-린 세석님!!!!!!! 이렇게 반가울 닉네임일수가ㅠㅠㅠㅠ정말 너무너무 반가워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가끔 네이버블로그에 들어가 인사도 드리고 그래야 하는데 제가 참..죄송해요. 그리고 축하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소백의 기운을 받아 건강한 아이로 자랄거라는 말씀이 너무나도 기쁘고 감사해요 : ) 빨리 한국 미세먼지가 해결되어야 할텐데요 - 저는 늘 여전히 한국의 산을 그리워하고 또 사랑한답니다. 이제는 로라 손잡고 올라야겠지요? 히히 "나를 내려놓고 소중한 너를 만나기를"이라는 말씀이 너무 좋아요. 정말 너무너무너무 반갑고 감사해요 - 산처럼 늘 그자리에 있어주시는 것만 같은 세석님 : ) 4월 잘 마무리하시고 5월에 좋은일만 가득하시길 바라요! 2019.04.25 22:36 신고
  • aner 임신을 축하 드립니다!
    그리고, 가끔씩이지만 편린님의 글을 기다리고 좋아하는 사람이 여기에 있어요! ;)
    2019.04.10 10:02 신고
  • 프로필사진 편-린 감사해요 아너님 - ! 아너님의 육아일기 눈팅하면서 날잡고 다 읽어봐야지! 하고 있어요. 몇개 읽으면서도 많이 배우고 있어요. 저도 노력해서 글 올려봐야겠어요 :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9.04.25 22:37 신고
  • 홍이 와우~ 진심으로 임신을 추카드립니다.~^^
    초아님과 남편분... 그리고 로라 군인지... 로라 양인지는 아직 모르지만...ㅎㅎㅎ
    건강한 삶과 행복한 삶이 벨기에에서도 넘쳐나기를 바랍니다.
    2019.04.10 11:49 신고
  • 프로필사진 편-린 로라군일지 양질지 참 궁금하네요..헤헤 홍이님 축하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드려요 - 4월 마무리 잘하시고 행복 가득한 5월이 되시길 바라요! 2019.04.25 22:37 신고
  • Baum 임신 축하드립니다.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들려서 보는데! 축하글을 쓸 수 있어서 좋네요!!

    축하드려요~
    2019.04.11 08:56 신고
  • 프로필사진 편-린 Baum님! 일주일에 한번씩은 꼭 들려서 봐주신다니..ㅠㅠㅠㅠㅠ너무 감사해요. 제가 요즘 정말 글이 뜸하죠! 그러나 밀린 사진들과 이야기들은 아주아주 많답니다. 아이슬란드 다녀온 이야기도 써내리기 시작하면 끝이 없을테고 정말 많은데..ㅋㅋㅋㅋㅋㅋㅋ올해 상반기가 가기전엔 꼭 올릴게요. 그리고 축하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 ♥️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2019.04.25 22:39 신고
  • manydifferent 좋은 일상이 늘 함께 할 수 있길 바랍니다 :) 2019.04.12 21:17 신고
  • 프로필사진 편-린 감사합니다 : ) 2019.04.25 22:41 신고
  • 파샤르 오랜만에 놀러왔는데 축하할일이 생겼네요 ㅎㅎ
    정말 축하드리고 언제나 첫째나 둘째나 건강이 우선입니다. ㅎㅎ
    2019.04.16 21:20 신고
  • 프로필사진 편-린 파샤르님!!!!! 티스토리에서 익숙하고 반가운 닉네임을 보면 왜이리 기분이 좋은지 모르겠어요. 잘 지내고 계시죠? 이제 한국의 산들도 녹음이 짙어져서 산행하기 참 좋을것 같아요. 한국의 산이 그리워지면 파샤르님 산행기 보러 달려갈게요ㅠㅠ 그리고 축하해주셔서 너무너무 감사해요. 얼마 안되어 아이와 함께하는 산행 에세이를 올리겠죠? 헤헤..아무쪼록 정말 감사드리고 즐거운 나날들 가득하시길 바라요 파샤르님! 2019.04.25 22:4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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