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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캠핑여행_5] 브리엔츠 호수 Aaregg 캠핑장 / 여행의 끝은 베른

|2018년 8월

|fuji x-t1, 20mm, 35mm




아쉬운 마음 가득, 홀드리오와 안녕 하고 그린델발트역으로 내려와 인터라켄으로 향했다.

홀드리오가 높은 곳에서 광활한 풍경을 바라본다고 하면

이번에 향하는 곳은 낮은 곳에서 눈 앞에 펼쳐진 드넓은 호수를 바라보는 것. 그래 그걸 원했다.


Aaregg 캠핑장은 파이브스타 캠핑장이라고 했나 아무튼 유명한 캠핑장인데,

최소 7박 이상만 예약이 가능하고 그 이하의 경우에는 당일이나 전날 전화로 물어보거나 당일날 직접 가야했다.

그래서 전날 전화했는데 자리가 많다고 해서 마음 편히 갔다.





인터라켄에서 Aaregg 캠핌장으로 가려면 Brienz역쪽으로 가야하는데 기차를 타고 가도 되고, 배를 타고 가도 된다.

언니와 나는 배를 선택했다. 작년에 배타고 튠호수를 가로질렀었는데 그게 정말 너무나도 좋았어서.


인터라켄 OST 역에서 내려 See 표지판을 찾아 향하면 바로 배를 탈 수 있다. 가까워서 고생하지 않아서 좋다.

표는 미리 SBB역으로 결제를 해놔서 QR코드만 보여주면 탈 수 있다.







배 타자마자 바로 한 거슨!! 맥주부터 먹기.

오빠랑 왔을땐 비수기여서 사람도 없고 한가로웠는데, 지금은 휴가철이라 그런지 배에 사람이 정말 많았다.

밖에 앉을자리 간신히 찾았는데 해가 너무 뜨거워..












밖에 있다가 좀 더 편하게 보고싶기도 하고, 배도 고프고 해서 레스토랑으로 들어갔다.

목적지까지 아마 1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밥먹을 시간은 충분했다.


언니찬스로 가격도 생각안하고 시원한 맥주도 맘껏 먹고 소세지랑 뢰스티 지인짜 맛있게 먹었다.

레스토랑 직원분이 너무나도 친절하셔서 기분이 더 좋았던 것도 기억에 남고.









호화로웠던 1시간이었지. 




브리엔츠역에 도착해 Coop에서 장을 보고 걸어서 Aaregg캠핑장으로 향했다. 걸어서는 약 15분 거리이고, 그냥 호수 둘레길을 따라 걸어가면 된다.

직원분이 상주하는 시간이 아니라 기다려야 해서 호숫가에 자리잡고 앉아있었는데 이 사진 찍었을때의 감정들이 생각난다.


아빠가 딸을 패들보트에 태워 천천히 지나가는데 그게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어.

사진의 부녀가 고요했던 호수에 잔잔한 물결을 일으켰는데 - 그 물결이 흘러 흘러 나에게 다가온 기분. 언젠가는 나도, 를 꿈꾸어 보았다.


시간이 다되어 결제를 하고 자리를 정하려는데 텐트는 호숫가 자리가 안된다고 한다.

비어있고 가격이 더 비싸도 낸다고 했는데 안된다고 해서 황당했지만 - 더 이상의 대화는 불가능해서..ㅠㅠ

바로 그 뒷자리에 자리를 잡았다. 2박에 88유로. 1박에 44유로다. 역시나 홀드리오보단 비싼 편.

샤워실이랑 취사장이 홀드리오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좋다.

그런데 나는 홀드리오가 더 좋아. Aaregg는 부모님이나 아이 데리고 오기 좋을 것 같다.

 







저녁을 간단하게 먹고 호숫가 앞에 자리잡아 맥주를 먹었는데 이슬비가 호수에 내리기 시작했다.

우리가 앉아있던 자리는 나무가 비를 막아주었고.





음악들으며 이 풍경들을 감상했지.







그러다 정말 순식간에 이렇게 백조?가 지나가는데 그게 또 너무 아름다워서 말잇못..

홀드리오도 정말 좋았지만 여긴 또 여기 나름대로 이렇게 아름답네. 스위스는 정말 멋진 곳이야 정말..








젊은 시절 많이 찍었던 감성샷을 오랜만에 한번 찍어주고




탈 많고 앞을 알 수 없는 여정들이지만, 우리는 결코 오늘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 하게 될거라고 생각했다.

천둥번개가 쉴새 없이 내리치는 해질녘 -


다음 날, 새벽 내내 내리던 비가 아침에 멋진 그림을 그리며 그치고, 오후에 잠시 해가 뜬 사이에 호수에서 카누를 타고 수영을 했다.

씻고 나오니 다시 비가 온다. 비가 오면 젖어가는 땅처럼 우리도 점점 더 짙어져 간다.

그토록 무서워하는 벌레들에 대한 두려움도 점점 더 사라져가고, 비가 오면 느껴졌던 불편함들도 이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되어버린다.

비록 타프 위에 가득 쌓인 새똥은 마음이 아프지만. 이렇게 5일째 캠핑을 마무리 하고 베른으로 떠난다.


Aaregg캠핑장에서의 둘쨋날은 카메라로 찍은 사진이 없다. 아이폰 사진도 나름대로 아름다운데 언제 정리하지..












베른에 도착해 스위스다운 음식을 먹어보자 해서 찾아간 곳인데 맛은 그럭저럭..이었다.

스위스에서는 뭘 먹기만 하면 기본이 10만원이니 흑흑흐그흑흑








베른도 호텔에서 여행기간에 맞춰 버스 데이티켓을 주기 때문에 편하고 좋았다.

크게 이동할 거리가 없긴 하지만 짧은 거리도 걷기 귀찮으면 트램 타면 되니까.








한식이 너무 먹고 싶어서 한식집에 와서 돌솥 비빔밥이랑 제육볶음 먹었는데 또 10만원이 나왔다 또르르..







베른에서 스타벅스를 몇번이나 간건지..스타벅스에서도 10만원은 쓴 것 같다..





다음 날엔 장미공원으로 향했다. 베른 시내가 한 눈에 다 보이는 곳.




맥도날드 포장해서 왔지롱. 노말 햄버거 좋아하는 언니는 이번에는 두개. (저 두개보다 내 햄버거가 더 비싸..)





옛 것을 그대로 지키는 모습이 얼마나 부럽고 또 부러운지.

여기가 수도라는게 믿겨지질 않는다.












아레 강이 베른을 둘러 쌓고 있고, 그 강에서 사람들이 수영을 하고 있다.







우리는 발 담그는 것으로 만족했다. 기분이 얼마나 좋던지 -




마지막으로 길가다 보이는 레스토랑에서 나는 로제와인, 언니는 맥주를 먹었다. (어떤 와인인지 저렇게 표시해주는거 너무 좋다)


우리는 그렇게 다시 벨기에로 돌아왔다. 눈깜짝 할 사이에 열흘이 흘렀다.

이번 여행에서 느낀 가장 큰 것은 모든 것은 내가 예상했던 것으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렌체에서는 미켈란젤로 언덕으로 향하는 다리 위에서 와인을 깨뜨렸고

스위스에서는 홀드리오 캠핑장에 백마팬을 두고 오기까지 했다. (그래서 다음 캠핑장에서 먹을때 고생했다는)


우리는 잠시 우울했지만 그건 정말 잠시였다. 달라질 건 없으니 잊자, 라는 마음.

가끔 '이 여행 너무 힘들어. 집에 가고싶어.'라는 생각을 했지만 지나가보니 정말 다 아무것도 아닌 걸.

생각해보면 힘들었던 일보다 좋은 일이 더 많았는 걸.



'여행을 잘 모르는 언니'와 '여행없이 못 사는 동생'이 떠난 여행.


언니는 생각보다(오히려 나보다?) 텐트도 잘 쳤고 내가 요리를 하면 설거지를 도맡아서 했고, 내가 맡은 것이 많아 보였는지 언니는 그 짐을 덜어주려고 늘 노력했다. 

가끔 말다툼을 하기도 했지만, 그 것 역시 찰나였고 서로를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참고있는 것보단 낫잖아?)

우리는 최선을 다했다. 언니와, 동생과 떠난 이 돌아오지 않을 소중한 순간을 위해. 이 여행을 위해.


글을 다 쓰고나니 우리 언니 보고싶네.

같이 늙어가며 이야기 할 거리가 잔뜩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아.

우리 오래오래 건강하고 행복하자 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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