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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캠핑여행_4] 그린델발트 홀드리오 캠핑장의 별 헤는 밤 

|2018년 8월

|fuji x-t1, 20mm, 35mm



언니와 나는 체르마트를 떠나 그린벨발트로 향했다.

힘겹게 짊어지고 온 배낭에 있는 것들을 펼칠 차례가 온 것이다.


그린델발트에 도착해 바로 옆에 있는 Coop에 가서 오늘 저녁에 먹을 것들과 맥주를 샀다.

무거운 배낭에 장본 것들까지 들려니 힘들었지만 버스만 타면 금방 도착하니까 괜찮았다.

그린델발트에서 대중교통 이용시에는 스위스패스나 유레일패스를 보여주거나 없을 시에는

호텔에서 대부분 예약을 하면 day권을 주기 때문에 갈 때에는 호텔 이름을 애기하고 가면 된다고 한다.


나는 저렴한 캠핑장을 예약했으니까 아무 생각없이 123번 버스를 타고 얼마냐고 물어보았고 1인당 6프랑이었다. 약 7천원의 버스비..

홀드리오에 도착하니 체류일에 맞춰 day티켓을 준 걸 보니 처음에도 그냥 홀드리오 간다고 하면 될 것 같은..아쉬움 또르르.


아무튼, 그린델발트에서 123번을 타고 15분-20분정도 가다가 Aspen 정류장에서 내리면 바로 아래쪽에 홀드리오 캠핑장이 있다.

작년에 스위스여행하면서 꼭 가고 싶었던 곳이었는데, 그 때는 겨울이라 문을 닫아서 못 갔었던 곳.


드디어 왔다.





바로 이거지. 홀드리오 캠핑장의 뷰.




직원분이 상주하는 시간이 따로 있는데 마침 가셨을때 계셔서 바로 결제를 했다.

홀드리오 캠핑장은 예약제가 아니라 사람이 많으면 어쩌지 했는데 메일로 문의하니 당일에 와도 된다고 해서 마음 편히 갔는데 정말 전혀 문제가 없었다.


백패킹 텐트 1동에 2인. 3박에 99유로가 나왔고 현금만 가능하다.

하루에 33유로. 약 42000원정도.





텐트치고 가장 먼저 한 것은 컵라면 먹기!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그린델발트의 풍경을 보면서 컵라면을 먹으니 세상 행복했다.








역시나 오길 잘했다.


스위스 다른 캠핑장들에 비해 시설이 안좋은 건 예상하고 왔는데, 나는 생각보다 좋았다.

샤워실도 따듯 한 물도 잘 나오고 청소를 잘 해주셔서 불편함도 없었다. 설거지 하는 곳이 조금 불편하긴 했지만 뭐.






작은 불편함이 아니더라도 이 풍경을 볼 수만 있다면 감당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오늘 저녁은 삼겹살과 시원한 맥주.


캠핑장이 작고 취사장과 거리가 멀지 않기 때문에 편했다.

왜냐하면 취사장에 냉장고가 있고 내 것을 표시만 잘 해두면 시원하게 맥주를 먹을 수 있기 때문에. 물론 맥주를 팔기도 한다.

쿱에서 넉넉하게 사와서 냉장고에 잔뜩 쟁여두니 이만한 행복이 없다 : )






그렇게 밤이 오고




별이 반짝이던 홀드리오.










돌아가고 싶다 진짜. 


맑은 하늘에 수 놓인 별들보다 구름 사이 사이로 가끔 제 모습을 드러내는 별들이 더 좋다.

우리의 만남이 결코 어렵더라도.


늘 이렇게 수놓여진 별을 바라보고 있으면

전혜린의 글이 떠오르곤 해.




다음 날은 버스를 타고 그린델발트 역으로 와서 몽벨매장에서 가스를 사고 나머지 필요한 장도 보았다.

그리고 레스토랑에 한켠에 자리잡아 맥주를 먹다가 다시 홀드리오로 향했다.






솔직히 마음 같아서는 어디든 가서 등산을 하고 싶었는데 언니는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서 나도 푹 쉬기로 했다.






취사장에 자리잡아 간식으로 라면도 먹고, 책도 읽고, 노래도 듣다가 맥주 한잔 하고.

언제 또 이렇게 멋진 곳에서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보겠어 - 오빠랑 오면 하루종일 하이킹 하느라 바쁘겠지 : )


해가 중천으로 뜨면 취사장에 그늘이 져서, 시원한 바람을 맘 껏 맞으며 즐길 수 있다.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질리지 않는 풍경.





아 홀드리오에는 이렇게 지킴이도 있다. 아직 큰 개는 많이 무서워하는데, 너무나도 얌전한 아이라 다행이었다.






하루를 느리게 - 아무 걱정과 목적없이 보내다 또 다시 어둠이 찾아온다.












이 시간때에만 느낄 수 있는 감정들이 있다. 저 아름다운 선들도, 이 시간이 되어야만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아주 잠시 폭풍이 지나듯 비가 오다 그치고






그렇게 또 하루가 지나갔다. 








화창한 다음 날 아침, 언니는 늦잠을 자고 - 나는 혼자 간단하게 아침을 먹었다.





그리고 시원한 맥주를 먹으며 이 순간을 즐겼다.






언니가 일어나 자매샷 한번 찍어주고




함께 점심으로는 파스타를 해먹었다.








시시각각 변하는 그린델발트의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쉴새없이 셔터를 눌러댔다.

낮에는 사람들이 다 다른 곳으로 향해서 그런지, 우리만 있는 것 같고 전세낸 것 같은 기분이랄까. 그게 너무 좋았어..




(때 아니에요 탄거에요..)



오늘 하루도 여기, 홀드리오에서 종일 보낸다. 딱히 어딜 오르지 않아도, 내려가지 않아도 충분 한 곳.

침낭 안에서 쪼그려 자다가 뜨거운 햇빛이 텐트를 내리쬘때 일어나 아침을 먹고 핸드폰 게임을 하며 점심과 낮맥을 먹다가 늘어지고

책을 읽다가 어둠이 찾아올 즈음에는 저녁을 먹는다. 물론 저녁은 취할 때까지 계속 -

모든 순간, 고개를 들었을 때 펼쳐진 이 풍경 하나만으로도 정말 잘 왔구나 싶다.


이 곳에 계속 머무르고 싶기도 하지만 그래도 다음 여정으로는 인터라켄으로 돌아가 배를 타고 호수 근처로 이사를 갈 예정.

홀드리오는 다음에 오빠랑 꼭 다시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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