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우리의 긴 여행길, 돌로미티 캠핑 그리고 백패킹

|fuji x-t1, 20mm, 35mm




'이 사랑은 두 사람을 긴 여행길에 오르게 했다.'



브뤼셀 공항에서 라이언에어 데스크에 갔는데

직원 백인언니가 우릴 보자마자 '안녕하세요- 어디 가세요?' 라고 한국말을 하셨다.

너무 놀래서 나는 한국말조차 안나와서 어버버버 하다가 베네치아 가요! 라고 간신히 대답했다.

끝까지 한국말로 또박또박 말해주시는 직원분을 보고 너무 놀래 얼떨떨 했다. 그리고 기뻤고.


비행기는 2시간이나 딜레이 되었고, 12시가 넘어서야 에어비앤비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볼차노로 향하는 플릭스버스를 타기위해 아침 일찍 숙소를 나오는데 호스트께서 샌드위치와 과일을 싸주셨다. 이 감사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볼차노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바라본 길에는 벨기에에서는 볼 수 없었던 고지대 산들이 정말 가득했다. 나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아름다운 풍경들,




돌로미테까지 향하는 길은 정말 길고도 길었다. 비행기를 타고 다시 버스를 타고 또 버스를 타고.

그 길에서 신경숙작가님의 리진1을 읽었다. 깊은 돌로미테 속에서도.





나에게는 두번째가 된, 오빠에게는 세번째가 된 치우사.

이렇게 빨리 다시 이 곳을 찾게 될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텐트를 다 치고 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빗발이 굵어질 것 같지는 않다.

다음 날은 꽤 긴 여정길이 있어 서둘러 장을 보고 저녁을 먹어야 했다.








우린 지난 날들을 회상하며, 그땐 그랬었지. 맞아 그랬어. 소소한 대화를 나눈다.





그리고 지난 길에서는 걷지 못했던 길을 걷기도 하고, 보지 못했던 것들을 보기도 한다.






작년에 이 레스토랑에서 버터 달라고 여러번 얘기했다가, 직원이 '아! 부~터!' 라고 했던걸 기억한다.

이탈리아어로는 부터라고 하는구나 했었지. 이번에는 한번에 성공했다. 부터 달라고 해서.






오빠랑 내가, 다시 정말 이 레스토랑에 오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어. 정말 신기해.











오빠 내 하트 받아라 뿅뿅













밤은 모든 것을 끌어안는다. 낮의 고통조차 담담히.

/리진1, 신경숙













새벽에 일어나 담은 별들.








오빠랑 찍은 이 사진 정말 마음에 든다. 오빠랑 함께라서 더더욱.



다음 날은 일찍이 아닌 정말 느즈막히, 게을리 일어나 산타막달리나로 향했다.

버스를 놓쳐서 택시까지 탄 건 덤.






정말 이렇게 맑을 수가 없다.










문제는 여기서 들머리까지 걸어가는데, 땡볕에 더워서 탈진할 것 같았다.

아직 가야할 길이 많은데 엉뚱한 곳에서 힘을 다 뺐다.






작년에 우리가 들렀던 들머리 레스토랑은 새롭게 리모델링을 했다.

작년 그 모습 그대로였다면 더 좋았겠지만, 나름대로 추억의 장소다. 그래도 Forst 맥주는 그대로니까 다행이야.


맥주 한잔 걸치고 나니 걷는게 더 벅차기도 했지만,

들머리를 지나는 순간부터 울창한 나무 사이로 걸었기에 땡볕보다는 훨씬, 아니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걷기가 수월했다.

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이 너무나 시원하고 상쾌해서 행복할 정도였다.





그렇게 우리는 해달 1600m에서 2200m까지 배낭만 가벼우면 2-3시간 오를 거리를 나는 20kg, 오빠는 30kg이 넘는 배낭을 메고 오르려니 힘이 들어 5시간이 걸려 도착했다.

오빠랑 둘다 이렇게 가끔 한계치를 맛봐야 원동력이 된다는, 역시 우리는 산을 다녀야 한다는 대화를 나누며 이 아름다운 저녁을 삼겹살로 시작했다.







새벽에는 비가 내렸고 아침이 되고 일어날 때가 되니 비가 개고 화창해졌다.

여행 내내 비소식에 걱정했었는데 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 없다.






호화스러운 아침을 맞이했다. 그 어느 좋은 호텔도 부럽지 않은.






아침을 먹고 오빠와 한시간정도 산책을 하고 왔는데, 카메라 배터리가 부족할 것 같아 들고 가지 않았다.

어찌보니 이번 여행은 아이폰 사진이 더 마음에 드는게 많은 것 같기도.







오늘을 보내기가 아쉽구려. 


새벽에는 또 비가 내리다 못해 천둥번개가 어마어마하게 쳤다.

아침에 일어나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또 개어버린 비.

새벽에 별을 볼 수 없는게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텐트 펴고 칠때 비가 안온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산에 오르고 내리는 순간에 비가 쏟아지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했다.







너무 행복하잖아..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그래도 언젠가는 꼭, 오빠랑 다시 이 곳에 오겠지 싶다.











남은 짧은 일정은 다시 베네치아로 돌아와 보내고 벨기에로 돌아왔다.

다음에 또 다시 이탈리아 여행을 오게 된다면, 그 때는 자동차 여행을 하기로 했다. 둘이서 말고 여럿이서.


사진을 다시 보니 그 시간들이 너무나 꿈만 같다.

너무나 소중하고 소중해서, 깨고 싶지 않은 꿈같은 곳이 되어버렸다.



꼭 다시 만나자. 꼭.










댓글
댓글쓰기 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