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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백산 연화봉 산행 (죽령탐방코스)

|2011-01-23

|nikon d80, tokina 11-13



내가 소백산에 첫 눈에 반한 날이 2011년 1월 23일이구나.

그땐 비로봉이 아니라 연화봉에 올랐고, 능선도 걸어보지 못했었는데. 그리고 내가 좋아하지 않는 아스팔트 길이었는데.

소백산에 푹 빠지게 된 것은 그 길에서 좋은 사람들을 만났고, 눈오는 산에 대한 매력을 느꼈기 때문인 것 같다.

소백산도 소백산인데 '등산이 이렇게 즐겁고 좋은거구나' 라는 감정을 처음 느낀 것도 있고.




소백산 죽령탐방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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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당시 포스팅할때 만들어두었던 것을 그대로 가져왔다.

귀엽네..(저 맨 위에 산도 내가 포토샵으로 그린거..)







새벽 6시에 집에서 나와 청량리역에서 단양행 8시 25분 기차를 탔다. 마음이 급해서 7시에 청량리역 도착해서 국밥도 한그릇했다. 

용산역이나 서울역에만 자주 가봤지, 청량리역은 처음 가본 것이었다. 2011년에.

단양역 가는 열차는 청량리역에서만 탈수 있다는 것도 그때 처음 알았다. 그후로 꽤 많이 갔지 청량리역.




이땐 등산복에 대해 정말 아무것도 몰라 저렇게 두꺼운 패딩을 입고 갔었다.

저 노스페이스 바지는 등산을 위해 십만원대 후반의 거금을 주고 구매한것인데, 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겨울에는 저 등산바지를 입는다.

7년이 뭐야. 앞으로 몇십년도 더 입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정말 잘 골라서 산것 같다.


등산화도 노스페이스에서 13만원인가 주고 구매했었는데, 발목이 아파서 몇 해 못 신고 중등산화를 샀다.

걷는 운동인만큼 등산화가 제일 중요하지.







청량리역에서 단양역까지는 2시간정도 소요된다. 이땐 처음이라, (아마 기차타는것도 처음이었을것 같다.)

그 2시간이 너무너무 재밌고 신기하고 창 밖의 풍경도 너무너무 좋아서 신나있었다.









지니랑 단둘이 산행!






8시 25분에 출발해 10시 47분에 단양역 도착했다.

너무 신나는 마음에 역에서 지니랑 사진 찍고 놀다가 죽령탐방휴게소에 가는 택시를 탔다.

역앞에 두대 정도의 택시가 있었는데 우리가 산행을 출발해야할 죽령탐방코스는 택시를 타고 20분 정도 가야했고,

택시비는 가물가물하지만 만원 조금 안되게 나왔던 것 같다. (지식인은 정확했다는 것)

택시 아저씨께서 하산할때 전화하면 오신다고 전화번호를 주셨다 (죽령 가는 버스는 없기때문에!)

죽령탐방을 가는 내내 눈발이 휘몰아치고.. '혹시 이따가 아저씨한테 전화하면 안오시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이 자꾸 머릿속에 맴돌기만 했다.





날씨는 정말 추웠다. 산에서의 추위를 처음 느끼는 거였으니까.

눈발이 휘날리는 날씨였는데, 지니는 동상걸릴것 같다며 힘들어했었다.

그런 지니를 위해 나의 장갑을 벗어주었던 따듯한 기억이..히히


제대로 가보는 두번째 등산이 이렇게 얼어 죽을 것 같은 등산이라니. 생각만해도 웃겨서 올라가는 내내 웃음이 실실 나왔다.

지금도 생각나는건 슬러시가 되버린 물과, 돌이 되버린 자유시간 정도..?











2시간 정도 올라가서 제2연화봉에 도착했다.

추워서 사진도 제대로 못찍고 빨리 연화봉에 가고싶다는 마음뿐..

올라가면서 좋은 분들도 많이 뵙고 정말 즐거웠던 시간들이었다.


지금까지 기억나는 건, 정상에 도착하기 전에 함께 대화하면서 올라갔던분이 내게 해주신 말씀이다.

"몇년전에 여기서 죽을뻔한적이 있었는데, 세상에 변하지 않는건  하나도 없나보네요."


처음 듣자마자, 한참을 생각을 해봤지만 지금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죽을뻔 한거랑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게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거지?', '별 뜻이 없는 말인가?'

별 생각이 다 들었지만 그래도 세상에 변하지 않는건 없다는 말은 정말 동감도 되고 많은 생각을 해주었던 것 같다.

절대적으로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것도, 모두 변하거나 변하고 있는듯 하니까.





지금과 달라진게 있다면, 이 곳에 연화봉대피소가 생겼다는 것.




3시간정도 걸려서 연화봉의 거의 왔을쯤에 분명히 보이는건 하얀 눈밖에 없었는데

바람이 휘몰아치면서 햇빛이 보였다 말았따 하더니 갑자기 파란하늘이 펼쳐졌다. 구름 위로.

정말 처음보는 광경이었다. 놀래서 뒤돌아서 뒤쳐지는 지니를 미친듯이 불렀다.


 "지니야 빨리와!!!! 대봑이야 대봑!!!!!!!!!!!대박대봑!!!!!!!!!!!!!!!!!!!!!!!!!!!!"






그리고 그때 찍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사진. 소백한 하면 이 사진을 빼먹을수가 없지.

정상에는 바람이 꽤 불어서 오랫동안 있을수 없었고, 그 파란하늘도 나타났다 사라지고를 반복했다.








slr클럽에서 보았던 연화봉 사진을 보고서, 나도 그 사진이 찍고 싶어 이 곳에 오른 것이다.

그런데 그 사진은 어느새 잊어버리고 내 눈앞에 펼처진 풍경들을 마음속에 담기에 바빴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안타까운것은, 처음 산 오를때부터 뵙던 분들과 정상에도 함께 도착했는데,

도착하자마자 채 5분도 되지않아 아래로 조금 내려가서 밥을 먹자고 하셨다.

어쩔수 없이 사진도 별로 찍지 못하고 조금 내려가 함께 식사를 했다. 내 맘은 20분정도 정상에서 사진을 마구마구 찍는거였는데!

그래도 함께 내려가서 함께 즐거운 식사를 했다. 3시간 산행에 제일 행복했던..김밥과 골뱅이.

함께 식사를 한 일행분과는 하산도 같이 하고 하산해서 밥도 같이 먹었다. 지금도 그분들 중 한 분의 이름이 또렷이 기억하고 있다.












식사를 다 하고 사진도 찍고, 내려갈 길이 바쁘다며 하산을 시작했다.

죽령-연화봉 코스는 길이 매끄러워서 (연화봉쪽에 천문대가 있기때문에 차 한대 지나갈수 있는 길로 나있었다..)

내려가는길에 비닐봉투에 앉아 썰매를 타면서 내려갔다.


그 후로 소백산 산행을 하며 썰매를 타본적은 한번도 없다.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






처음 청계산에 갔을때, 정상에 다다를쯤 내려오시는 분께 정상이 어디냐고 물어봤었다.

그 아저씨는 한쪽을 가리키며 '저기가 정상이야 5분만 더 가면 돼' 라고 말씀해 주셨고 우린 그쪽을 향해 5분을 더 가니 보인 이수봉.

우린 그곳이 정상인줄 알고 밥먹고 하산을 했고, 산에서 내려와 몸도 식히고 따듯한 커피를 먹으려고 간 던킨에서

지도를 보고 이수봉은 정상이 아니었다는걸 알고 많이 실망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참 웃긴일이지. 정상이 뭐라고.









그러고보니 참 오랜시간이 흘렀네. 7년.

소백사 산행을 기점으로 정말 열심히 산에 올랐던 기억이 난다.

그 길을 함께한 사람들, 그 길에서 만난 사람들도. 아직도 또렷해.
















왕복 14km, 왕복 6시간의 등산. 너무나 의미있는 길이었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평소에 등산?하면 '그냥 산오르는거지 뭐. 어려울거 뭐 있어'

라는 생각을 했었지. 그때 그날을 생각하면 죽을만큼 힘들고 죽을만큼 행복했던 날이었던 것 같다.

좋은 분들도 많이 뵈서 좋은 말씀도 많이 나누어 주셨는데.

그 중 한분이 40년동안 산에 다니면서 산에서 싸우는 사람 한번도 못봤다고 그만큼 산은 정말 좋은곳이라고 말씀해주셨다.


그립다-











그때 썼던 글들이 지금은 조금 오글거리지만, 그래도 그때 내 생각이니까.


"지금도  산에 가고 있지만 산행하는 순간순간을 생각하면, 그때를 생각하면, 웃음이 저절로 나온다.

산은 내게 부족함을 채워주고, 잊지 못할 사람들을 만나게 해주고, 아쉬움을 남겨주었다.

또 좋아하는 계절이 없던 나에게, 봄 여름 가을 겨울을 기대하는 기다림을 주었다. 나는 그렇게 산의 매력에 푹 빠져버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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